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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와 뼈 -2004 리뷰 - 최양일, 기타노 타케시

by 행렬 2023. 1. 27.

 

영화를 보기 전 또는 보고 난 후 생각을 정리하거나

가볍게 볼지 말지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는 리뷰가 되었으면 좋겠다.

 

핓빛의 배경과 흰색 제목으로 피와 뼈를 표현해 분위기를 산 포스터

 

리뷰에 앞선 사담 

 

특유의 제약 없는 묘사와 롱테이크 신과 히사이시 조의 음악,

기타노 블루라 불리는 색체와 미장센으로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영화감독인 기타노 다케시

감독이 아닌 주연으로 출연한 "피와 뼈"를 통해 처음 리뷰하게 되었다.

 

 

야쿠자 영화의 바이블 "아웃레이지"로 입문하여 그가 연출한 자토이치, 하나비 등 예전 작품 뿐만 아니라

최근 기타노에 회고록을 기반으로 만든 넷플릭스에 "아사쿠사 키드"까지 다 봤는데

그가 주연으로 출연한 작품이 있다고 하여 뒤늦게 보게 되었다.

 

일본에 유명 게닌(비트 다케시)이자 세계적인 영화감독으로 인정받는 기타노 다케시

그 유명세에 비해 한국에서 인지도는 낮다. 

그나마 최신작인? "아웃레이지" 시리즈로 인해 단순 폭력적인 야쿠자 영화 전문 감독쯤으로 알거나

기타 혐한 발언 등과 더불어 개념 없는 일본 할아버지쯤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야쿠자와 폭력이 안 나오는 영화가 그의 필모에서 찾아보기가 힘든 건 사실이나 

단순히 폭력적이고 의미 없는 야쿠자 영화를 양산하는 감독은 아니다. 

 

기타노 다케시는 자신의 영화에 야쿠자와 폭력이 나오는 이유로 

자신의 작품 주제는 폭력이 아니라 죽음으로 폭력은 죽음에 가장 가까운 것이라 택했을 뿐이고

야쿠자는 일본 사회에서 폭력에 가장 가까운 직업이기에 즐겨 다룬다 말한 바 있다.

 

기타노 대변은 다음에 기타노 타케시의 작품을 리뷰하게 되면 이어서 하겠다. 

 

기타노 관련 포스팅

2023.03.11 - [1/영화- 사사로운 이야기(私談)] - 기타노 타케시 소개, 연출작 전체 소개

 

 

 

 

 


 

 

 

 

 

 

개봉 2005.02.25

장르 드라마

국가일본

등급 청소년 관람 불가

러닝타임 142분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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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로 불린 남자…
그만의 왕국을 꿈꾸다!

오사카의 김. 준. 평.

1923년. 한 청년이 제주도에서 일본 오사카로 향하는 배 위에 오른다. 청년의 이름은 김준평. 그는 굳게 믿고 있었다. 일본에서의 새로운 삶이 그에게 풍요와 희망, 인간다운 삶을 가져다 주리란 것을… 하지만 주변 상황은 그를 ‘괴물’로 만들어 갔다. 무엇이 이 순진했던 청년을 모두가 두려워하는 존재로 만들었는가?

나쁜 남편, 비정한 아비 그리고 냉혹한 보스!
오사카에 정착해 공장에 취직한 준평은 그 앞에 나타난 여인 김영희에게 반해 그녀와 강제로 결혼하기에 이른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희망이 없는 상황이었지만, 강인한 체력과 타고난 근성으로 어묵 공장을 성공시키는 준평. 그러나 마치 그의 왕국을 지배하는 것처럼 끝없는 착취와 폭력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냉혹하기 그지없다. 이즈음 자신을 준평의 아들이라고 주장하면서 나타난 청년, 다케시가 준평의 집안에 일대 파란을 일으킨다. 겁도 없이 준평에게 폭력으로 맞서는 다케시는 주변을 점점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가는데..

모든 걸 가졌지만, 온전히 소유할 순 없었다!
시간이 지나도 준평의 행각에는 일말의 변화가 없다. 끝없이 여자들을 탐하고 돈에 대한 집착 또한 점점 더 집요해져만 간다. 비정한 남편과 아비면서도, 준평은 자식이 새로 태어날 때마다 연신 만세를 불러대는 괴물로 변해간다. 이제 성인이 되어 준평을 향한 증오감이 폭발할 대로 폭발한 아들, 마사오. 한편에서 영희는 그런 남편을 묵묵히 견디면서 가족을 지켜 나가는데…

 

감독:    최양일

재일교포 양석일이 자신의 아버지를 모델로 쓴 장편 소설 피와 뼈를 재일 교포 영화감독 최양일이 영화화했다. 

 

주연: 기타노 타케시   Kitano Takeshi  김준평 역

★ 5/5 - 진실을 마주해야 화해할 수 있다. 

 

 

혹자는 이 영화에 대해 재일교포를 악의적으로 야만스럽게 묘사한다는 비판한다.

 

일그러진 PC(정치적 올바름)으로 인해 피해자를 조명하거나 역사적 사실을 다루는 것이 까다로운 사회가 됐다.

 

영화 "노예 12년"에서 흑인 배우들이 노예로 등장하고 학대받는 모습을 보여주는 건 흑인을 차별하는 게 아니라
불과 몇 세기 전 도구처럼 다뤄지는 흑인 노예의 역사를 조명해 그 부조리함을 이해하고 마주하기 위해서이다. 

 

여성이 출연을 안 한다고 해서 혹은 여성이 사회적 약자와 피해자로 묘사되는 것이 여성을 무시하는 것도 아니다.

반대로 여성이 주인공으로 나와 멋있고 절대적 선의 역할을 맡는 것도 여성의 인권을 신장하는 것이 아니다.


류승완 감독의 '피도 눈물도 없이'는 과거 2000년대 초 여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단어를 여과 없이 보여준다.
여성 택시 기사를 보고 재수가 없다고 살림이나 하라고 욕하는 남자, 냄비라고 비하하는 장면 등이 있는데

당시 여성에 대한 삐뚤어진 인식과 편견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건 여성 혐오 영화라서가 아니라

여자에 대해 편견에 빠진 멍청한 남성들을 보여주는, 사회 고발적 장면인 것이다.  

필자는 영화 피도 눈물도 없이 여성 주인공을 내세우는 굉장히 페미니즘 적인 영화라 생각한다.

 

이 영화 또한 비슷하다.

영화는 괴물 같은 삶을 살아온 재일교포 1세 김준평에 이야기를 조명한다.

원작자는 아버지를 미화하거나 왜곡하는 대신 진실을(있는 그대로) 마주하면서 아버지를 이해하고 화해하기 위해 소설을 썻지 재일교포에 야만성이나 폭력을 부각하기 위함이 아니다. 

 

 

최양일 감독은 이 영화에서 일본인에 악행이나 멸시와 차별 등은 일절 담지 않았다.

영화는 조선인 마을에서 김준평에 악행만을 다루고 역사적 사건들은 배경일 뿐 철저히 인물만을 조명한다.

낯선 이국땅 조선인으로, 일본인으로도 살아갈 수 없었던 재일교포의 처절한 삶을 김준평에 폭력을 통해 보여준다.    

 

조선인 마을 속 조선인에 이야기 그중 김준평에 악행만을 중점적으로 쫓는다.

그것은 재일교포 감독으로서에 일본 사회의 압력과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에 스타일을 미뤄 볼 때 단순 신파, 민족주의적 영화로 마이너리티한 존재(재일교포)를 다루는 마이너리티한 영화로 다루기보다 마이너리티한 존재인 재일교포들을 일본 영화계 주류사회와 거부감 없이 소통하기 위한 선택이라 생각된다. 

 

 


 

 약 스포일러 사진 위주

알법한 유명 배우들이 조연으로 다수 출연했다.

 

 

 

오다기리 조와 기타노 타케시

 

 

한국에서 인지도가 높은 오다기리 조

 

 

 

 

고독한 미식가 - 마츠시게 유타카옹

 

 

 

 

 

 

곡성으로 유명한 - 쿠니무라 준

돈은 김준평의 피와 다름없다. 

 

 

 

 

조선인을 징병에 팔아먹은 친일분자 출신 사업가

영화 GO에선 민족학교에 김 선생이 과거엔 민족반역자?

 

 

 

 

 

과거 한국 문화를 잘 재현했다. 일본과 가까운 제주도 출신 재일교포가 많다. 제주도식 순대를 만드는 장면

 

 

 

 

 

 

 

결혼식 풍경

 

 

 

 

 

 

지금은 없어진 문화, 신랑이 발맞는 모습

 

 

 

 

 

 

재일교포 전문 배우 박경배

 

 

 

 

 

 

다케시 영화의 껌딱지 - 테라지마 스스무, 다케시가 감독이 아닌데도 출연했다.

장례식장은 북적여야 한다며 한국의 문화를 알려주는 박희범(테라지마 스스무)  

맞는 말 이긴 한데 자신의 아내에 장례식이란 점??

 

 

 

 

 

바로 참교육 해주는 기타노 다케시

작중 유일한 사이다 폭력 장면

 

 

 

큰 스포일러가 될 장면은 일부로 제외했다. 

대하 드라마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추천

태평양 전쟁과 해방, 공산당 프로파간다,  6.25전쟁에서, 재일교포 북송까지 

재일교포 1세대에 삶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재일교포 이야기를 다룬  GO, 박치기! 같은 영화는 재일교포 2, 3세를 다룬만큼 희석된 느낌을 주지만 

본 영화는 1세의 처절한 삶을 다룬 무거운 영화이다. 

 

 

 

 

 

감상 후기-  스포 포함 

더보기

 

인간으로 살아가려면 피와 뼈만으로는 부족하다.

 

식민 지배와 일본에 패망에서 한국전쟁까지 극도로 혼란한 사회를 낯선 이국 땅에

조센징으로 살며 인간적 도덕보다 동물적 생존 본능 만이 남은 괴물이 김준평이다. 

그런 그도 병든 두 번째 아내를 간호하는 모습이나, 전 재산을 북에 기부하는 마지막은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면서도 아들을 납치해 가는 점이나, 제 자식에겐 돈 한 장 물려주지 

않는 모습은 역시 김준평이구나 싶다. 

 

제목 피와 뼈는 작중 김준평이 사채 쓴 쿠니무라 준을 추궁할 때 나오듯이 

피는 돈으로 치환할 수 있고 뼈는 혈육으로 치환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김준평은 생물체로서의 본능대로 피와 뼈를 지켜

돈을 기부하고  혈육을 남기는 데는 성공하였으나 

인간으로서 가족 간의 유대와 교감을 만드는 것은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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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쓰면 쓸수록 부족함을 많이 느낀다.


평소에 접하는 텍스트의 총량이 현재 하게 적을뿐더러
그 텍스트마저 책 한 권 안 읽고 대부분이 카톡이나 커뮤니티 같은 한 줄짜리 정보글만 읽다가
갑자기 빌드업과 논리를 가지고 장문을 이어쓰려 하니 써질 리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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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기자시절 이동진 평론가와 기타노 다케시의 인터뷰 - "내 작품은 폭력이 아닌 죽음이 주제다"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1998/12/01/199812017029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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